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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골린이, 골프는 누구와 치느냐가 정말 중요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제키입니다.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골프는 결국 내가 잘 치면 되는 운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필드를 다니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골프는 혼자 하는 것 같지만 사실 4~5시간을 동반자들과 함께 보내는 운동입니다.
    그래서 그날 스코어만큼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누구와 함께 치느냐.
    같은 골프장에서도 어떤 사람들과 갔느냐에 따라 정말 즐거운 하루가 되기도 하고, 집에 오는 길까지 진이 빠지는 날이 되기도 했습니다.

    초보 때는 잘 치는 사람과 가면 긴장부터 됐습니다

    골린이 때는 나보다 잘 치는 사람들과 라운드하면 배울 것이 많습니다.
    코스를 어떻게 공략하는지, 파3에서 어떤 클럽을 선택하는지, 그린 주변에서는 어떻게 플레이하는지도 자연스럽게 보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너무 긴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내 공만 계속 이상한 곳으로 가면
    ‘내가 진행을 늦추는 것 아닌가?’
    ‘다들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 빨리 쳐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평소보다 준비도 급해지고 스윙도 급해집니다.
    골프는 빨리 친다고 잘 맞는 운동도 아닌데 말이죠.

    실수했을 때 그 사람의 진짜 골프 매너가 보였습니다

    초보에게 가장 고마운 동반자는 제가 잘 쳤을 때 칭찬해주는 사람보다 못 쳤을 때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OB가 나거나 어프로치를 실수했을 때
    “괜찮아, 다음 거 잘 치면 되지.”
    하고 넘어가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대로 매번 스윙을 분석해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머리 들었어.”
    “백스윙이 너무 커.”
    “팔로 치잖아.”
    처음 한두 번은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18홀 내내 옆에서 레슨을 받으면 점점 제 스윙이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레슨을 부탁한 것이 아니라면 필드에서는 서로의 스윙을 너무 많이 지적하지 않는 것도 좋은 매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 공만 보고 먼저 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골프는 자기 공만 잘 치면 끝나는 운동이 아니었습니다.
    동반자가 공을 찾고 있는데 자기 공만 찾아서 먼저 가버리거나, 다른 사람이 샷을 준비하는데 계속 움직이고 이야기하면 신경이 쓰입니다.
    반대로 공이 안 보이면 같이 찾아주고, 좋은 샷에는 자연스럽게 “굿샷!” 해주고, 실수했을 때는 굳이 평가하지 않는 사람과 치면 정말 편합니다.
    사소한 차이인데 18홀 동안 쌓이면 그날 라운드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스코어에 너무 예민한 사람과 치면 피곤합니다

    골프를 치다 보면 스코어에 굉장히 민감한 사람도 만납니다.
    물론 정확한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친선 라운드에서 다른 사람의 타수를 계속 세거나 작은 것까지 지적하면서 분위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스코어는 대충 적으면서 남의 타수에는 유난히 엄격한 경우도 있고요.
    저는 골프를 오래 즐기려면 실력만큼 같이 있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이 비슷한 친구와 치는 골프는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반대로 실력이 비슷한 친구들과 치면 마음이 편합니다.
    누가 먼저 백돌이를 탈출하나 경쟁하기도 하고, 파 하나만 잡아도 서로 좋아합니다.
    한 명이 해저드에 빠지면 안타까워하다가 다음 사람이 똑같은 곳에 빠지면 웃음이 터지기도 합니다.
    실력이 비슷하니 서로의 마음을 너무 잘 압니다.
    이런 라운드는 스코어가 조금 안 나와도 재미있습니다.

    나보다 ‘조금’ 잘 치는 동반자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초보 골퍼에게 추천하고 싶은 것은 기회가 있다면 나보다 조금 잘 치는 사람과도 라운드해 보는 것입니다.
    너무 실력 차이가 크면 오히려 긴장할 수 있지만 한 단계 정도 잘 치는 사람과 가면 실제로 배울 것이 많습니다.
    파3에서 어떤 클럽을 잡는지, 무리해서 핀을 노리지 않고 어디로 보내는지, 러프나 벙커에서 어떻게 안전하게 빠져나오는지를 옆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연습장에서 배우는 골프와 필드에서 배우는 골프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초보 골퍼라면 이런 동반자가 좋았습니다

    제가 직접 여러 사람과 라운드하면서 느낀 좋은 골프 동반자는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실수해도 재촉하지 않는 사람
    부탁하지 않은 스윙 레슨을 계속하지 않는 사람
    공을 잃어버리면 같이 찾아주는 사람
    잘 친 샷에는 기분 좋게 칭찬해주는 사람
    스코어보다 그날의 라운드를 함께 즐길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생각해보면 이것은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동반자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이기도 했습니다.

    제키의 한마디

    골프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이 부러웠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은 꼭 골프를 제일 잘 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실수해도 웃어주고, 기다려주고, 좋은 샷에는 함께 좋아해주는 사람.
    라운드가 끝나고 밥을 먹으면서
    “오늘 재미있었다. 다음에 또 같이 치자.”
    이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사람이 좋은 골프 친구인 것 같습니다.
    50대에 시작한 골프가 좋은 이유 중 하나도 이것입니다.
    운동 하나를 시작했을 뿐인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오래 알고 지낸 친구와도 또 다른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결국 골프에서 좋은 동반자란 스코어를 잘 내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라운드하고 나서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아닐까요?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골프 친구였으면 좋겠습니다.